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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가 비싸요
    카테고리 없음 2021. 3. 16. 15:25


    파가 비싸요

    우리나라 음식 중 파가 들어가는 음식을 대보자. 아니 안 들어가는 음식을 말하는 게 빠르겠다. 내가 알기론 파가 들어가지 않을 수는 있어도 파가 들어가서 이상한 음식은 없다. 파는 만능의 재료로 알싸한 향과 단 맛을 담당하고 있는 채소이다. 제일 저렴하고 만만한 채소 중 하나여서 재료가 별로 없을 때 파는 항상 있어서 파를 넣기도 하고 파의 초록색이 예뻐서 완성된 요리에 고명으로 올리면 요리의 완성도가 높아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파가 비싸다. 파가 너무 비싸서 대파를 넘어서 금파라고 불러지고 있는 현실이고 최근 높아진 주식에 빗대서 파테크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해학의 민족답게 오늘 파 고점에 물려 있다고 이야기하는 등 주식에서나 나올 법한 단어를 사용해 파가 비싸진 현실을 비꼬아 이야기하고 있다.
    파는 이른 봄에 씨를 뿌리고 가을부터 수확한다. 일부 지방에서는 월동한다고 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일반적인 한반도 날씨에서 그럴 수 있다는 것이지 작년 날씨는 파가 생장하기에 그리 좋은 날씨가 아니었다. 지난 해 여름 날씨가 유독 선선했고 비는 쉼 없이 내렸다. 게다가 겨울에는 많은 눈과 추운 날씨로 온실을 운영하는 비용이 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는 파를 재배하는 농민에게 가혹했고 파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이번 봄은 가혹한 계절이 됐다.

    그런데 이 글을 쓰는 도중에 파가 가격이 떨어졌다고 하니 파가 다시 비싸지기 전에 많이 먹어야겠다.


    기후변화

    사실 기후변화가 어제 오늘 일도 아니고 너무 자주 들어 이제는 잔소리를 듣는 것처럼 무감각해진 것도 있다. 하지만 기후변화는 우리에게 당면한 문제 중 가장 심각한 것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작년만 보더라도 우리나라의 날씨는 심각하게 변화했고 파와 같은 작물의 작황에 영향을 주었다.


    식량문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작은 나라고 인구가 적지는 않지만 세계적인 관점으로 보았을 때 작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보다 더 큰 나라에서 작년과 같은 급격한 기후변화가 나타난다면 어떠할까. 그리고 파가 아니라 쌀이나 밀 같은 작물의 수확량이 크게 줄어든다면. 물론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하지만 최악의 상황도 산정하고 이야기를 이어나가려 한다. 다행히 기후변화에 대비한 기술이 발전하고 있고 그중 하나가 수직농업이다.


    수직농업

    수직농업은 전통적인 농업과 달리 실내에서 농작물을 수직으로 쌓아 농작물의 수확 체감을 극복하는 방법이다. 최근에 이 분야의 발전 속도를 보면 놀라울 따름이다. 몇 년 전에 전시회를 통해 봤을 때는 마치 비닐하우스 대신 집이나 공장에서 농사를 짓는 것에 불과했다면 지금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식물 생장에 최적화된 환경을 제공해 생산량을 극대화한 모습을 보여준다. 1년에 20모작 이상을 성공했다고 하니 이미 단위 면적당 수확량은 전통적인 농업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외부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도시와 같은 소비지에서 작물을 기를 수 있다. 이는 소비자까지 유통에 이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또한 사막과 같은 지역에서도 에너지만 있다면 농사를 지을 수 있어 사막으로 국토가 이루어진 국가는 식량 자급을 이룰 수 있어 국가 안보에 유리하다. 상상력을 더 해 보면 특정 지역의 환경을 실내에서 복원해 타 지역의 특산물을 저렴하게 생산할 수도 있겠다.


    수직농업 비용

    수 많은 이점에도 아직 수직농업이 보편화되지 않은 까닭은 여전히 에너지 소비에 따른 비용이 크기 때문이다. 실내에서 밀도 높게 작물을 길러야 하기 때문에 햇빛을 대체할 조명이 필요하다. 많은 에너지가 필요할 뿐 아니라 최적화를 위한 연구도 필요하다. 게다가 실외와는 다른 환경이기 때문에 품종의 개량도 필요하다. 건물을 짓고 실내 환경을 조성하는 등 초기 투자 비용이 기존 농업에 비해서 큰 편이다. 언젠가는 수직농업이 비용과 생산력에서 전통 농업을 압도할 것이 분명하지만 문제는 시간이다.


    딜레마 논증

    수직농업 기술이 충분히 발전하기 전에 기후변화가 찾아올 때 문제가 발생한다. 딜레마 논증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만약 기후변화가 발생하면 새로운 농업 방식을 개발하거나 기존 농법을 유지해야 한다. 새로운 농업 방식은 비싼 방법이다. 기존 농업 방식은 기후변화에서 충분한 생산물을 보장하지 못하는 방법이다. 따라서 기후변화가 오면 비싼 비용을 지불하거나 전체 인류에 충분한 식량을 제공하지 못한다.
    딜레마 논증이 거짓 딜레마 논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실내 농업의 발전 속도가 충분히 빨라 기후 변화의 속도를 추월할 때 이야기이다. 그렇지 않다면 이 딜레마 논증은 타당하고 강요된 선택을 하게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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