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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악의 문제3
    카테고리 없음 2021. 3. 10. 20:23

    플로티노스의 유출설에 대해 공부했을 때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일자에게서 단계적으로 유출하여 정신 영혼 물질에 이르기까지 일자의 선이 점진적으로 감소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궁금한 것은 왜 무한한 실체인 신이 유한한 세계에 선을 고루, 무한히 유출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왜 신은 무한히 많은 선을 가지고 있으면서 불안전하게 세계에 유출하여 세계에 악을 존재하게 했을까요. 또 악이 존재하여 피조물들을 고통 받는 존재로 만들었다는 점이 궁금했습니다. 이번 수업은 이에 관련된 주제여서 관심이 많이 갔습니다.

    왜 무한하고 전지, 전능, 전선한 신이 불완전한 세계를 만들었을까요? 아우구스티누스의 대답은 자유로운 하느님이 자신만의 의도에 따라 세상을 차별적으로, 불완전하게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이 대답은 사실 하느님에 대한 온전한 믿음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유효한 답변이 될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아우구스티누스의 답변은 논리적 구조의 완전함보다는 그 사이를 믿음으로 채우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우리 수업에서 하느님에 대한 믿음을 버리고 그 자체를 부정한다면 더 이상 논의를 진행할 수 없을 것입니다. 논의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우리가 하느님에 대한 믿음이 충분하다고 가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삶을 살다가 보면 거의 모든 것이 안정적이고 만족스러운 때가 간혹 생기기도 합니다. 비록 그 시간이 영속적이기는 않지만 그 때 저는 그 이전까지 불안하고 고통스러운 경험과 모든 역사적 상황들이 만족스러운 상황을 위해 존재했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만일 지금 현재에 제가 그 상황이라면 제가 놓인 상황은 과거로부터 현재에까지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미래가 존재할 가능성은 있지만 사실 미래가 현재가 되지 않는 이상 과거는 현재라는 결과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우구스티누스의 말도 이와 같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신에게 그가 기획한 세계에 결과는 신의 관점에서 아름답고 완전하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때 신이 말을 할 수 있다면 개별적인 악은 수단적인 필요이자 구성요소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꽤 설득력이 있고 논리적인 주장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악 그러니까 자유의지를 지닌 인간의 악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할 필요가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치 마니교에서 주장하듯이 인간의 악행을 악한 신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는 것과 같은 논리로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악이 선을 위해 존재하든 악은 인간의 삶에서 악입니다. 가령 법적인 악은 자치하더라도 기독교적인 악, 하느님과의 약속을 어기는 것과 같은 것은 어떻게 생각할 수 있을까요? 비록 기독교에서 말하기를 죄를 지으면 그에 대한 벌을 받기야 하겠지만 개인의 도덕적 양심에 대해서 그 책임을 덜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악이라는 것이 신이 구성한 세계를 더 완전하고 조화롭게 존재하게 한다면 이러한 생각을 받아들인 사람은 자신의 악행에 대해서 반성적인 들어설 여지가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악은 세계를 조화롭게 구성하게 하는 하나의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저번 시간에 배웠다시피 인간의 자유의지와 예정론은 동시에 인정하여 인간이 행하는 악에 대한 책임을 인간에게 부여하였습니다. 만일 악이 조화를 위한 요소이라면 인간은 내세적인 처벌을 받기는 하겠지만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내제적인 책임, 의무는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인간이 악을 거부하거나 악을 실천하는 것이 인간의 자유의지를 넘는 외적인 신의 자유에 따라 구성된 세계의 계획에 따라 수행된다면 인간의 자유의지는 그 본래적인 의미가 퇴색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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